서평/Book.

약케팅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_Bo 2025. 5. 23. 17:35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마이클 모부신


'나는 어떤 게임을 하고 있나'



 
 한때 약케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약과’의 인기는 뜨거웠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약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줄을 서는 약과집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오랜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약과의 삶에서 가장 뜨거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런 약과의 대성공은 실력이었을까? 운이었을까?
마이클 모부신의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에 따르면 운에 더 가깝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젊은 세대에게 외국의 구움 과자는 일상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약과는 새로운 것이다. 버터를 좋아하고, 단 것을 좋아하는 그들에게 약과는 단맛과 버터리한 느낌을 충족시켜 주는 새롭고 흥미로운 간식이라고 식품업계 전문가는 설명한다. 얼핏 보면 젊은 세대를 위한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한 성공 사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약케팅은 순전히 운에 영역에 더 가까이 있었다. 쉽게 말하면, “약과는 유명해지니, 더 유명해졌다.“

 약과는 젊은 세대를 타깃 해서 그 시기에 나온 제품이 아니다. 이미 수십 년 넘게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간식거리였다. 하지만 그 일반적이던 약과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과정은 사회적 작용에 의한 운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 물론 좋은 마케팅이

더해졌을 수 있지만, 그 시작에는 인위적으로 개입하기 힘든 운의 영역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순전히 100% 운에 의한 성공은 아니다. 왜냐하면 ‘약과’라는 카테고리 안에 실력의 영역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실력을 키워온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약과 자체의 퀄리티를 올리는 영역은 운보다 실력에 더 가깝다.

 이렇듯 약과 열풍을 운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마주했을 때, 그것은 운 때문일까? 실력 때문이었을까? 누군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한다면 그건 실력일까 운일까? 보통의 경우 "어떤 건 실력이야, 이건 운이 좋았네" 하는 식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보게 된다. 하지만 운과 실력의 요소는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고, 운과 실력의 스펙트럼은 너무도 다양하다. 우리는 운의 영역을 잘 구분해서 보지 못한다.
 
 운의 영역을 잘 못 볼 수 있다 치자. 그런데 그게 왜 중요할까? 우리가 운과 실력을 왜 구분해서 봐야 할까? 이유는 삶에서 내리게 되는 수많은 의사결정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그 규칙에 따라 득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마이클 조던이라도 축구장에 놓는 순간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핸들링이 선언될 것이다. 손흥민은 공에 발 한번 대보지 못하고 농구코트에서 뛰어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과 실력은 게임의 규칙을 알려주는 안내자다.
 
 운과 실력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좋은 의사결정이다. 내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게임과 실력이 크게 작용하는 게임의 승리 조건은 다르다. 같은 의사결정이라도 상황이 운이나 실력 중 어느 쪽에 치우쳤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본능'

 

 우리는 태생적으로 운과 실력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유는 인간의 본능에 있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참지 않는다.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고 그 본능은 여전히 각인돼 내려왔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인과관계를 찾아내고야 마는 탓에 대부분이 필연적으로 느껴지고, 운의 영역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렇다면 불확실한 상황, 운의 영역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반응을 하고 있을까? 답은 세계적인 행동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 나와있다. 어림짐작과 편향은 우리가 완전하게 극복할 수 없는 기본 값이다. 다만 똑같은 상황에 마주했을 때, 한 번 생각할 틈을 만들어준다면 아는 지식을 사용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을 볼 때, 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했을 때 벌어질 역사는 떠오르지 않는다.
표본의 숫자가 적으면 의미 없는 상관관계가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반대로 표본의 숫자가 너무 많다면 그 안에서 어떻게든 인과관계를 찾아낼 수 있다.
 우연히 벌어진 일에도 필연적인 인과관계를 만들어 하나의 스토리가 탄생하게 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의 편향과 어림짐작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이런 태생적인 성향은 사업에 방해가 돼 보인다. 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성향을 이해한다면 운과 실력을 구분해 상황에 맞는 전략으로 대처할 기회가 생긴다.

 


'실력의 영역'


 실력의 영역에서는 인과관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바른 과정이 있다면 머지않아 올바른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력의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훈련이 중요하다.
그럼 좋은 훈련은 무엇일까?

 대부분 실력이 작동하는 분야에서는 나보다 앞선 사람들이 있다. 성공사례나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면 어느 정도 답을 정해놓고 따라갈 수 있다. 더 좋은 방법은 코치/멘토를 갖는 것이다. 나에게 맞춤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앞선 사람들은 가장 효과적인 훈련의 중심에 있다.

 실력의 영역에서 주의할 점 하나는 그저 경험이 많다는 사실을 실력이 있는 걸로 착각하는 것이다. 실력이 있다면 예측력이 높고 그에 따라 높은 확신을 갖고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경험 많은 주식 투자자가 몇 차례 운으로 만든 결과를 실력이라 착각한다면 장기적으로 불리한 게임을 하게 된다.

 실력의 역설도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내 실력이 훈련을 통해 향상되었더라 해도, 주위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다 실력을 올리게 된다면 결국 게임은 운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운의 영역'

 

 운의 영역은 통제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간단하게 운의 영역을 알아보려면 내가 의도적으로 실패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운의 영역에서는 결과보다 올바른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시간에 맡겨야 한다. 운이 언제 작용할지 모르니 확률을 높이려면 시간을 늘리거나 횟수를 증가시켜서 접점을 늘려가야 한다. 내가 옳은 길을 걷고 있다면 시간은 내 편이 되어준다.

 앞서 약과의 대성공을 다시 생각해 보면 운의 대표적 사례인 사회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약과와 비슷한 시간을 살아남은 디저트는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 약과가 폭발적인 성장을 한 명확한 이유는 찾기 힘들다. 실력과 운이 섞여서 작용했지만 운의 영역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종속 사건, 멱법칙, 임계점과 티핑포인트, 사회적 효과, 등과 같은 용어로 사용해 설명할 수 있다. 

 

'자영업과 운과 실력 스펙트럼의 자'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을 읽고 요식업 자영업자에게 이 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민되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내가 하는 일이 운과 스펙트럼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 파악해 보자"였다.

먼저 요식업을 쪼개서 생각해봐야 한다. [보여주기, 잘 판매하기, 성장하기]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보았다. 나누는 기준은 고객의 구매 전과 후, 그리고 브랜드의 성장이다.

 

 첫째, '보여주기'는 포괄적인 마케팅, 디자인, 인테리어/익스테리어 모두를 포함하는 구분이다. 쉽게 생각하면 고객이 내 가게에 찾아와서 구매하기 전까지 모든 과정이다.

 

 이 과정은 운과 실력의 스펙트럼에서 실력에 더 가까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의도적으로 눈에 띄게 하거나, 노출을 늘리거나, 제품을 홍보하고 문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의도적으로 안 보여 주려 한다면 언제나 가능하다.

 

 동시에 약간의 운의 영역도 남아있다. 대부분이 경험하는 오픈빨 이라는 운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 외 주위에 문화시설이 조성된다든지, 교통 인프라가 새로 들어온다든지, 지역 자체가 각광을 받는 등의 쉽게 의도하기 힘든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

 

 의도치 않게 인플루언서가 홍보를 해주거나, 내 주력 아이템이 그 시기 트렌드에 잘 맞아서 굵은 선 하나를 긋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의도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트렌드 흐름 만들기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비용 구조를 신중하게 설계해서 마케팅에 충분한 재원을 할당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마케팅에 크게 지출을 늘려하는 게 아닌 긴 안목으로 본다면 실력보다 운에 더 가까울 것이다.

 

 

 

 둘째, '잘 판매하기'는 매장 내, 혹은 온라인상에서 우리 가게에 찾아준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더 나아가 재구매율을 높이고, 객단가를 올리는 과정이다.

 

 판매하기는 거의 실력의 영역에 기울어 있다. 처음 구매하게 하는 것도, 재구매와 객단가를 높이는 것 어느 하나도 노력 없이 되지 않는다. 특히 음식점의 재구매는 운 좋게 이뤄질 수 없다. 대부분의 고객은 냉정하다. 사장이 잘 웃는다고 맛없는 음식을 주기적으로 사 먹어주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재구매 이유들을 생각해 보면 거의 모두가 주인이 의도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매장 위생관리, 맛, 일관된 메뉴 퀄리티, 고객과 소통, 같이 살만한 구성 만들기, 구매 설득 행위는 필수적이다.

 

 여기서도 약간의 운의 영역은 내가 오래 몸담던 영역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시기에 맞물리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시간과 함께 우리만의 작은 역사가 생기고 스토리가 퍼질 수 있다. 운의 영역에서는 과정과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장하기'는 장기적인 안목 갖기다. 현재에 만족하고 머물지 않는 것이다. 메뉴 자체의 개선, 신메뉴 개발, 우리만의 소구점 더 날카롭게 하기, 새로운 고객 유입, 확장계획, 구성원에 대한 고민 등 기반이 다져진 후 뒤를 보는 단계다.

각 요소마다 운과 실력의 스펙트럼에 올려볼 필요가 있지만 크게 보자면 실력에 더 가까워 보인다.

 

 내가 성장하기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 즉시 성장은 멈추게 된다. 나 없이도 R&D, 신메뉴 출시, 확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지 않은 이상 성장은 멈추게 된다. 주인의식은 주인에게만 있어서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성장하기를 위한 구성원을 따로 뽑았다면 말이 다르지만, 그럴 여유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자영업 레벨에서는 내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

 

 위 세 단계를 거치면 결과물로 매출성장이 나올 수 있다. [매출 = 노출 x 유입 x 전환 x 객단가 + 재구매]

주위에 첫 번째 단계, 보여주기를 책임지는 마케팅 업체는 많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잘' 판매하고, 성장시키는 부분은 사업을 시작한 주인의 어깨에 올라간다. 충분한 규모가 갖춰지면 상당 부분을 위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지금 고민하는 자영업 단계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자영업을 발라본 결과 대부분의 영역인 '실력'에 속한다. 정말 좋은 소식이다. 내가 체계적인 훈련을 계획하고 + 피드백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한다면 역량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조금씩 작용하는 운은 위에서 실력을 다져가는 과정이 올바르다면 시간이 도와주는 보너스 게임 같은 것이다.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운과 실력 구분 못하는 이유, 구분해야 하는 이유

내 일 발라보기 + 각 영역별 계획

체크리스트

실력-예측력/운-의도적패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