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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달린다, 달리기 위해 산다 <움직임의 힘>서평/Book. 2020. 4. 17. 23:37
움직임의 힘 - 켈리 맥고나걸.
'보이는 움직임 속, 보이지 않는 힘'
위 사진 속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걸까? 왜 이러고 있는 걸까?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한 운동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사람들은 희망을 얻고, 삶의 의미를 느끼고, 정체성을 찾아가며, 뇌가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에 따르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적잖은 과장에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생존하기 위해 식량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사회를 이루고,
번식하기 위해 짝을 짓고, 유지하기 위해 보호하는 인간.인간에게는 오래전부터 유전자를 통해 전해 내려온 여러 '본능'이 존재한다. 본능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행동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정말 이유 없이 했다고 생각한 행동도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이어가면 인간의 근원적인 본능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왜? 라는 질문을 '인간의 움직임'으로 가져간 책 한 권을 읽었다. 켈리 맥고나걸 박사님의 「움직임의 힘」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나치고, 그저 감탄으로 끝날 수 있던 '행동과 움직임'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 인간의 본능과 연결했다. 그 외에도 운동의 의미, 효과, 방법 등 알면 힘이 되는 자산들이 소개된다.
자칫 제목 때문에 다른 운동 관련 서적과 혼동될 수 있는 이 책은, 그저 근육을 더 크게 만드는 방법, 운동습관 만들기 프로젝트, 식단 조절 방법 정도의 것들을 설명하려는 책이 아니다. 단순 경험담이 아닌 움직임에 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움직임이 어떻게 의미, 정체성, 생존, 사회성, 희망 등과 연결이 되는지 자세히 나와있다.
운동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그저 엔도르핀을 찔끔 분출하는 행동이 아니다.'
나는 운동이 살을 빼거나 건강을 위해 순간의 고통스러움을 참고 자기만족을 느끼는 정도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오해가 있었던 사람들이 더 큰 것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건강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게 아닌, 운동을 하기 위해서 건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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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과 본능'
인류는 생존 본능과 사회적 본능 덕에 살아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본능은 생각과 행동은 물론이고, 신체의 구조, 뼈와 근육마저 필요에 따라 바꾸어 놓았다. 거기에 뇌는 생존에 도움이 될 행동을 할 때 보상을 주는 보상체계를 구축해 왔다. 뇌가 만족해 보상을 주는 경우는 딱 두 가지뿐이다.
'생존에 도움이 되거나, 뇌가 속고 있거나.'
사람들이 달리기를 통해 느끼는 "러너스 하이"는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마치 생존과 채집을 위해 달리면 보상을 주던 때를 기억하듯, 뇌는 여전히 달리는 사람에게 보상을 준다.
그리고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아는, 사회적 동물 인간이 협력, 결속, 나눔을 할 때 또한 뇌는 보상을 준다. 뇌는 사회적 연결을 좋아한다. 이러한 연결을 경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동기화된 움직임'이다. 서로 같은 움직임을 취할 때, 즉 단체 운동을 할 때 뇌는 만족하고 보상을 준다.
여기서 말하는 보상은 단순한 칭찬 정도가 아니다. 뇌에서 마약이 주는 자극과 동일한 신경 물질을 점진적으로 하사한다. 우리는 감사히 받아들이고 서서히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면 움직임과 사회적 연결이 뇌의 보상체계를 자극하는 이유는? 이 질문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놀라운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움직임의 많은 효과들 가운데 저자는 ‘망가진 신경을 치유하는 움직임, 현대사회의 고립과 외로움에서 나올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말을 한다. 말 그대로 현대판 생존본능인 것이다. 움직임이 실제로 병을 치료하고 삶의 희망을 주는 ‘진정한 치료제’의 역할을 한다.
‘뇌는 생존하기 위해 더 움직이라고 보상을 준다.’
'왜? 움직여야 하는가'
책 속 저자는 사람들이 꾸준히 운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할 뿐 아니라, 우리가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웅변한다. 간단하게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움직임을 통해 우리 몸은 다양한 단백질을 분출한다. 이 단백질들은 몸과 뇌를 보호하는 여러 긍정적 기능을 한다. 만성 스트레스 해소, 혈당조절, 신경장애 치료, 염증 감소, 면역력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 그저 건강 기능 보조식품 정도의 효과가 아닌, 삶의 희망을 심어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우리의 정신은 육체적 행동을 통해 의미를 찾는다. 이것이 우리가 용감한 행동, 한계를 뛰어넘는 행동을 할 때 정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다. 움직임을 통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우리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뇌가 도와줄 것이다.
행동은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한다. 감각 기관인 근육의 움직임과 수축 그리고 교류를 통해 사람은 자아를 실제로 감지한다. 움직임이 넓은 의미의 '나다움'에 기여하는 것이다. 습관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꾸준한 움직임은 나의 정체성을 정의해 준다.
혼자든 여럿이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온 사람들은 이 보상체계에 깊이 빠져 움직임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사람들은'움직임'으로부터 궁극적으로 희망을 얻고, 정체성을 찾아가며, 동기부여의 힘인 즐거움을 얻어 가고 있는 것이다. 즉, 인간답게 사는 중요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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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움직임의 효과를 극대화해 줄 음악의 힘, 자연의 힘, 친구나 가족과 함께하는 힘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도 나온다. 이렇게 다양한 효과들과 드라마틱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해도, 당장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기란 움직임의 보상처럼 달콤하지만은 않다.
운동의 효과만큼 핑계들이 줄줄이 나온다.
나도 책에서 극찬하는 조깅을 당장 따라 하고 있지 않다. 이미 하던 운동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얻어 갈 수 있는 효과를 알아 자극이 더 되는 정도이다. 그러나 러닝머신을 무시하고, 뛰는 건 수고스러운 준비보다 효과가 적은 단순 유산소 운동이라는 오해는 말끔히 사라졌다. 이제 홈트레이닝 위주의 운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볼 기회를 만들 차례다.
켈리 맥고나걸의 「움직임의 힘」은 이미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큰 의미를 찾고, 운동을 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은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줄 선물 같은 책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움직임의 위대한 장점들 앞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균형이다. 특히 요즘 '워라밸'을 울부짖으며 자신의 ‘라이프’의 비중을 어떻게든 늘리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본다.
그렇게 찾은 라이프 안에서의 밸런스이다.
이 책을 통해 라이프 안에서의 밸런스, 균형 잡힌 삶에 필수적인 운동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었다. 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 내가 갈망하던 워라밸을 얻더라도 일 외적인 시간을 허비한다면 무슨 의미일까?
이 균형이라는 것은 아마 이번 책 한 권으로 깨우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움직임 못지않게 먹는 것, 생활 습관, 자기 계발, 사회적 활동 등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하나의 해답으로 단순화하려는 시도는 엇나가기 마련이다. 움직임 하나가 너무도 큰 비중을 차지해, 다른 것들에 소홀해지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겠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 반면에,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히 보였다. 특히 동기화된 움직임의 힘을 배웠을 때 머리에 떠오른 한 사람이 있다. 강간위에 핫요가 제국을 세운 비크람 차우드리이다. 이 사례를 통해 이미 움직임의 강력한 힘을 악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봤다. 움직임의 긍정적인 면을 악용하는 불순한 시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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