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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부의 비밀은 없다. <더 해빙>서평/Book. 2020. 12. 27. 17:09
더 해빙 - 이서윤, 홍주연.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25개국으로 40만 권 이상 팔린 더 해빙. 기대를 안고 산 이 책은 옛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제대로 읽지 않던 시절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시크릿. 그리고 잠깐이나마 희망찬 미래를 그리게 도와준 꿈꾸는 다락방. 세 권의 책 모두 목표를 같이하는 듯 했다.
‘동기부여’
동기부여라는 공통점 외에도 또 다른 특징이 눈에 띄었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간단한 방법.
시크릿의 간절한 끌어당김
꿈꾸는 다락방의 R=VD
해빙의 긍정적인 여유모두 특별한 비법은 없다. 단지 머릿속에서 간단하면서 커다란 사고전환 하나로 원하던 것을 갖게 만들어준다. 아니, 그렇다고 믿었다. 마치 세상의 비밀은 손에 쥔듯 한 기분을 갖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두번의 좌절을 맛봤기 때문에 Having의 마법에 속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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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소개하는 직관적이고 간단한 방법과 달리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그보다 더 복잡했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했다. 책을 너무 제멋대로 해석했고, 맹목적으로 믿었다. 노력없이 행운만을 바라며 현실화되지 않는 뜬구름 잡기에 좌절했다.
시크릿을 보며 우주의 힘을 빌어 간절한 기도를 올려도 헤어질 연인은 헤어지기 마련이다. 꿈꾸는 다락방의 생생한 상상이 나를 돈방석에 앉혀주지도 않았다. 행동하지 않는 사람에게 행운이 쉽사리 오지 않았다. 변화는 움직이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결과는 기도의 응답이 아닌 행동의 보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다.
이서윤 구루의 통찰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일 것이다. 더 해빙의 이서윤 구루의 솔루션은 ‘음양이론에 입각하여 거시적 고찰과 미시적 분석을 종합해 나오는 최고의 전략’을 제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책 속에서 그 근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고의 전략의 신빙성을 책에 제대로 담지 않은 점이 아쉬울 뿐이다. (여기에 기자의 구루 미화 어법은 약간의 거부감마저 들게 만들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수준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심지어 마케터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날까 생각도 해봤다. 책 중간중간 흥미로운 내용도 있었다. 부정문을 인식하지 못하는 뇌, 무의식에 여유주기, 그리고 스티븐 호킹과 금붕어.
더 해빙은 읽는 사람에 따라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소문난 잔치의 잔칫상 정도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느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어느정도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시작할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책 한권에 모든 걸 걸면 안된다.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은 사람보다, 단 한권의 책만을 읽은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삶을 바꿀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시작이라도 나머지 절반은 마무리의 몫이다.
시간이 흘러 책을 규칙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운좋게 주석이 탄탄하고 내용이 알차다고 느껴지는 여러 권의 책들을 접했다. 그후 행동없이 간절히 기도하던 행운을, 요행을 바라지 않았다.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에 더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 과거 근거없는 성공을 바라던 자세는 현실감을 갖고 이유있는 성공을 바라기 시작했다. 세상의 비밀을 알려주는 것 같던 시크릿이나 꿈꾸는 다락방은 지금 읽어보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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