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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화아닌 실화 <어메이징 메리>
    글쓰기/Movie. 2020. 3. 11. 23:08

    Gifted - Marc Webb. 실화 아닌 실화, 어메이징 메리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의 있던 재능마저 빼앗아 간다.'


     어메이징 메리, 원제는 영재라는 뜻의 'Gifted'이다. 이 영화는 앤더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법칙」에서 천재, 영재의 허상에 대해 읽었을 때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메이징 메리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하면, 수학을 좋아하는 어린 소녀의 순탄치 않은 유년기 생활을 그린 영화이다. 어린 소녀 메리의 어머니는 수학자였고 재능론에 빠진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리고 끝내 자살을 해, 메리는 외삼촌에게 맡겨지게 되고 외삼촌은 메리를 수학자로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의 여동생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메리의 재능을 두고 할머니와 외삼촌 사이의 갈등이 벌어진다.

     

     이 영화는 실화인 동시에 실화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영화 속 주인공 메리는 특정 한 사람을 정해 만든 게 아니다. 세상 속 수많은 메리들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그들 중 몇몇은 지금도 영재 또는 천재라는 타이틀을 이름 앞에 달고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물론 어린 나이에 재능을 발견한 아이들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아니다. 이른 시기에 자신이 잘할 수 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찾은 건 큰 행운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현재 가장 원하는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가끔 이슈화 되는 영재들과 영화 속 메리와 같은 인물들이 내게는 종종 불행하게 다가왔다. 이유는 어른들의 과한 욕심 때문이다. 그들이 하는 행동은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다. 그저 어른들의 눈에 특별하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유전자가 재능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은 사실이다. 개개인은 유전자의 특성으로 각자 다른 강점을 갖고 태어난다. 하지만 유전자가 재능을 결정한다는 말은 전적으로 틀렸다. 지금까지 천재라고 불리던 역사 속 인물들 중 유전자가 너무 뛰어나, 어느 순간 갑자기 한 분야에서 탁월한 기량을 뽐낸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클로즈업해보면 알 수 있다.

     

     유전자에 따라 개개인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존재하지만 미래를 정하지는 못한다. 적절한 대상을 찾았을 때 모터의 역할을 할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의식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런 면에서 메리는 자신의 유전자의 강점을 발휘할 분야는 찾았지만 올바른 능력 발전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문제는 적절한 멘토와 피드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메리는 '아이답지 못한 아이'이다.

     

     나는 사람들이 각각의 나이 때 필수적으로 경험해봐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한 단계에서라도 공백이 발생한다면 적절한 방법으로 그 공백을 채워야 한다. 공백을 메우지 못 할시에 조약돌 위에 쌓여가는 바위처럼 균형이 없고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메리는 상당히 균형 없이 자라고 있었다.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들 사이에 균형이 중요하다. 어느 하나에 올인해 나가다 보면 반쪽짜리 삶을 살아가게 되고 반쪽짜리 사람이 되어갈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경우 메리의 엄마처럼 평생 매달린 수학 증명에 성공 후 공허함에 자살을 한 것처럼 말이다. 채워지지 않은 공백은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 메리의 엄마를 삼켜버렸다.

     메리의 할머니는 천재성 하나에 심취해 다른 모든 인간다움을 무시한다. 메리의 유일한 친구인 셈인 반려묘까지 떼어놓으며 작은 괴물로 키우려 한다. 동시에 메리의 보호자인 삼촌은 메리가 엄마처럼 되지 않도록 메리의 능력을 억누르고 통제하기만 한다. 둘 중 어느 방식을 따라도 메리는 균형 잡힌 성장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리에게는 세 가지 교육이 동시에 필요해 보인다. 아이다움을 살려줄 교육과 체계적으로 재능을 키워줄 교육, 교사, 피드백 그리고 가장 밑바탕에 있을 가정에서의 교육과 지지이다.

     이 영화를 보며 한국의 한 사례가 떠올랐다. 초, 중, 고 교육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만 7세에 인하대학에 입학한 수학 천재라 불리는 송유근의 사례이다. 현재 그 이름을 검색해 보니, 당시 티비 속 뜨거웠던 반응은 차가운 현실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티비에서 천재라 불리는 어린 송유근 군을 처음 접했을 당시에는 재능론, 유전자 결정론이 사회에 지배적으로 퍼져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노력 끝에 '재능론, 유전자 결정론은 허상'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균형 잡힌 교육을 받지 못한 당사자들도 해당되지만, 그들의 그늘 아래에서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새싹들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반장, 부반장 후보는 대개 성적에 영향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기회의 불균형이 어린아이 때부터 적용됐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주위의 어떤 아이들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특정 분야를 찾아 흥미를 갖고 적절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무한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소수에게만 선물처럼 내려진 특별한 재능이 아니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기회다.

     

     어른들이 기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지는 못할 망정, 이 기회를 빼앗아가면 안 된다. 동시에 아이 뿐 아니라 부모도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메리들 주위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사람이 꼭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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