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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성적 올리는 '확실한' 방법 <초집중>서평/Book. 2020. 8. 6. 22:54
초집중 - 니르 이얄, 줄리 리.
'단군이래 딴짓하기 가장 쉬운 세상'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화장실에서 네이버를 이용하리라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검색뿐 아니라 배달, 쇼핑, 가전기기 작동, 심지어 금융거래까지 스마트폰 하나면 쉽게 해결되는 세상이 왔다. 2020년, 편리함의 세상으로 향하는 흐름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손가락을 중심으로 일상이 이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함의 대가로 빼앗기는 것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편리함의 그늘 아래서 사라진 우리의 능력들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을까? 나는 이러한 주제를 다룬 책을 접하기 전까지 단 한 번의 의심도 없이 편리함을 누리고 살아왔다. 개중에는 장점도 있지만, 보통 쉽게 중독되고 집중을 방해한다.
그래서 이제 조금 불편해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세상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 분명하다면, 무분별하게 흡수하는 편리함을 돌아보기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과도하게 시간을 허비하거나,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거나, 무언가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자꾸 딴짓을 하게 된다면 오늘 소개할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은 '집중'이다. 그런데 기본이라는 게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뭔가 '불편'하다. 어질러진 것들이 눈에 들어와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다른 것에 눈이 가기 시작한다. 결국 내 손은 쉬운 길을 찾아 스마트폰에 안착한다.
위의 상황은 어느 정도 공감을 얻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여기 집중에 대한 핵심이 담겨있다. 바로 '불편함'이다.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고 주위의 쉬운 길을 택하려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인을 스마트폰이나 게임에게 돌리는 우를 범한다. 그렇게 스마트폰과 게임에서 차단되면 집중하고 공부를 할 수 있으리라 철석같이 믿는다. 그러나 집중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을 잡지 못하면 딴짓의 종류만 바뀔 뿐이다.
이런 편리함의 쉬운 길에 지지 않는 방법이 있다.
니르 이얄의 「초집중」은 우리가 딴짓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집중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를 확장해 직장에 적용하고, 주위에 전파하고, 자녀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미래에 태어날 내 아이는 고마워하겠다. 아빠가 훌륭한 책을 만나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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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으로 가는 길'
집중을 하려다가도 한 순간에 딴짓으로 '마음'이 간다. 여기서 마음이 간다고 한 이유는 불편한 감정이 마음을 움직여 쉽고 편한 것을 찾게 만들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의 동기는 불편에서 도피하고 싶은 욕구다."
이 욕구는 자신에게 긍정적/부정적인 방향 모두로 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불편함'을 다스리고 욕구를 성장, 자기 계발, 목표 달성 같은 내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이끄는 '대처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불편함의 원인'을 알고 '대처법'을 익히면 행동이 달라진다. 그동안 찾던 쉬운 길, 즉 생각 없이 빠져드는 딴짓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간 딴짓에 허비하던 시간을 확보했다면, 이제 그 시간을 내가 해야 할 행동을 통해 제대로 써봐야 한다. 여기서 내가 해야 할 행동이라 하면 조금 있어 보이는 말로 '가치관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매년 새로운 신년 계획, 그리고 퇴근 후 시간에 자기 계발 계획 등은 모두 나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반영한다.
예를 들자면 나는 독서, 글쓰기, 운동 세 가지를 꾸준히 하고 싶었다. 이것들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고, 내가 갖고 싶은 정체성을 드러내 주는 행동이다. 그렇다면 이제 낭비되는 시간을 모아 각각 역할을 부여해주면 준비가 끝난다. 해야 할 행동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 시간별로 나눈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자연스레 결과가 쌓여 나는 책을 읽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된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되었다.
딴짓의 근본 원인을 알고, 대처를 할 수 있으며, 시간 확보까지 했다면 이제 남은 건 '환경설정'이다. 이 외에 집중을 방해하고 딴짓으로 우리를 이끄는 외부적인 요소들을 하나하나 바꿔나간다. 사소한 변화들도 모여서 장기적으로 보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충분한 힘을 갖는다.
저자는 책에서 이 과정을 내부 계기 정복 → 본 짓을 위한 시간 확보 → 외부 계기 역해킹 → 계약으로 딴짓 방지라고 표현한다. 한 챕터마다 실제 적용 가능한 방법들이 나온다. 책을 통해 이 과정의 맥락을 파악하고 삶에 적용시킨다면 큰 자산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도적인 아이는 답답한 온실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자녀가 스스로 시간을 정해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책도 읽고, 게임을 한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과연 그럴 수 있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 변화가 빠른 어릴 때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면 평생을 두고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의 기본도 '집중'이다. 여가시간에 집중해서 뭔가를 하려다가도 쉽게 스마트폰, 게임, TV에 빠지는 아이는 아직 '집중의 방법'을 모를 뿐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부족할 뿐이다. 어쩌면 부모의 탓일 수도 있다. 세심하게 살피고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것 또한 부모의 몫이라 본다.
아이의 집중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원인'에서부터 시작한다. 친절하게도 아이의 '불편함의 원인'을 보여주는 기준이 있다. 아이의 심리적 필수 영양소인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다. 이 세 가지가 충분하지 않을 때 '불편함'을 느끼고 '딴짓'에서 이 영양소를 채우려 눈을 돌린다.
아이가 심리적 필수 영양소 결핍을 해결하려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스마트폰일 것이다. 위 3가지 요소를 모두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는 이때다 싶어 스마트폰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자녀가 결핍을 해소하던 딴짓을 못하게 만든다. 그럼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자녀는 다른 딴짓으로 관심을 옮겨갈 것이다. 여기서 부모가 취한 행동은 비겁한 행동이다. 부모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 여기고 문제의 해법을 쉽고, 빠르고, 편한 길을 통해 찾은 것이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어떤 거울이 제일 이쁘니?'
부모는 니르 이얄의 「초집중」을 통해 자녀의 심리적 필수 영양소를 챙기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으로 시작해서 집중의 길로 안내할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과정과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자녀에게 큰 자산을 선물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바로, 부모가 집중의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그리고 부모는 내 자식에게는 좋은 것만 주고 싶다. 그렇다면 가장 가치 있고 근사한 거울을 선물해야 하지 않나? 자녀에게 선물할 수 있는 것 중에 '나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 본다면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 부모가 자녀의 '본보기'가 된다는 말은, 부모가 재력에 상관없이 정말 근사한 선물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물은 고사하고 내가 집중하는 방법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딴짓을 하면서, 자녀에게 그러지 말라고 강요하면 안 된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 마음먹었지만, 집중을 하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준비된 부모는 큰 선물을 줄 수 있다. 이 선물은 마치 눈밭을 구르는 눈덩이처럼 커져만 갈 것이다.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좋은 습관은, 주변 환경을 섬세하게 조성해주고 본보기가 되어주면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다. 니르 이얄의 「초집중」을 읽고 자기화시킨 부모에게는 자녀의 집중력에 도움을 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 또한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
「초집중」을 통해 미래에 태어날 내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 멋진 부모가 되어 줄 자산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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