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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손한 부모가 자녀를 존중할 때, <유대인 교육법>
    서평/Book. 2025. 11. 25. 23:26

    유대인 교육법 - 임지은
     
     
    "언젠가 둥지를 떠나야 한다"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입니까?


    나라 탓은 어느 때나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미디어에서 새로운 단어들이 살기 빡빡한 현실을 보여준다. 저성장, 고령화, 3포 세대, 헬조선, 청소년 문제, 노인 문제, 3세 고시, 등등 다양한 단어로 표현되지만 결국 표현하고 싶은 건 하나다. 대한민국에서 살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운이 굉장히 좋아 대한민국에 태어났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나는 위 질문에 동의한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 걸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전 세계 200여 국가 중 대한민국에 태어난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안전의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이다. 밤에 맘 편히 거리를 활보할 수 있어 다행이다. 기회가 있고 도전이 가능한 자본주의 국가에 태어난 걸 축복이라 생각한다.

     

     분명 살기 빡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특히 교육을 생각했을 때 막막한 감이 있다. 이 부분은 오늘 다룰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발점에서 놓고 본다면 200개국 중 랜덤으로 한 나라에 태어났는데 그게 대한민국이다? 이런 행운이 어디 있는가?

     

     인구 5천만의 작은 나라에서 굴지의 여러 글로벌 대기업이 탄생한 사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조그만 땅덩이에서 IT강국으로 발돋움했고, 세계적인 수출국이 되고, K열풍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수 차례 리더의 심각한 판단오류로 나라가 발전하지 못하고, 식민지배를 당하고, 분단이 되어있지만, 그 땅에 뿌리내린 한민족의 DNA에 무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DNA를 받고 태어나서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나라 자랑을 할 때 빠지지 않는 국가, 아니 민족이 하나 있다. 바로 '유대인'이다. 유대인 키워드를 달고 나온 책들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된듯한 모습이다. 인구 1000만이 넘지 않고, 대한민국 면적의 절반도 안 되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유대인은 전 세계적으로 큰 패권의 한 줄기를 잡은 민족이다. 금융을 비롯한 미국 테크 업계는 유대인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불가능하다. 전 세계 기술과 R&D 역시 이스라엘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한민족과 마찬가지로 유대인에게도 무언가 특별한 구석이 있다. 그 특별한 구석을 배워 한민족 DNA를 갖고 태어난 자녀에게 +a를 선물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유대인 교육법>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모교육 서적이다. 구체적인 방법론보다, 전체적인 육아/교육/성장의 틀을 잡기에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덮고 생각해 보니 적잖이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서두에서 "대한민국 살만 합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한 답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선행학습 vs 평생학습'
     


     유대인 교육법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하브루타'가 나온다. 두세 명이 짝을 이뤄 질문하고 토론하는 공부법을 뜻하는 하브루타는 지금의 유대인을 만든 큰 축 중 하나다. 내가 느낀 하브루타의 핵심은 내 생각을 말로 정리하는 과정에서의 배움과 상대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오는 배움의 합이다. 결국 내가 진짜 아는 것과, 나와 다른 의견을 한 번에 습득하는 기회가 되어준다.
     
     그들의 일반적인 교육법이 혼자 공부하거나,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닌 소통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 보인다. 나 스스로와의 관계, 대인관계의 정수인 소통을 어릴 적부터 훈련하는 것이다.

     

     유대인 교육법에서는 '놀이와 재미'를 강조한다. 그들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교육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학습은 평생 이루어져야 하기에 '즐겁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더 빨리 배우는 선행학습보다 평생학습에 중점을 둔다.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어린 나이에 글과 숫자를 가르치지 않는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정말 놀이를 메인으로 시간을 보낸다. 놀이를 시작하는 3~6세, 이성적 사고 발달과 함께 7~13세까지 놀이가 핵심이었다. 이 시기에 놀 줄 모르는 아이로 남는다면, 이후 창의성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 굳을 수 있다. 이 시기에 놀이는 어른의 눈에 보이는 가벼운 놀이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인간관계, 의사소통, 즐거움 등의 삶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열심히 발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베갯머리 독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독서를 습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된다. 여기서 핵심은 독서의 시작이 '즐겁다'는 사실이다. 읽는 것보다 듣는 것에서 더 이해하는 10세 전후 아이들에게 매일 20분 정도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자유로운 대화로 방금 한 독서에 대한 의견을 묻고 나눈다. 부모와 갖는 작은 하브루타 시간인 것이다. 이 과정자체를 교육하려고, 학습을 확인하려고 하면 안 된다. 즐거움에 포인트가 있으니 거기에 집중하고 독서 습관의 출발점이 긍정적 이도록 도와준다.
     
     개인적으로 독서로 큰 성장을 했다고 느끼고, 독서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는 부모로 상당히 매력적인 방법이다. 열심히 자라고 있는 아이가 독서를 즐거운 습관으로 장착하고 자라난다면 그 열매가 얼마나 달콤할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부모로서 느끼는 바가 많다. 현실적인 환경 안에서 정말 놀이를 위주로 하는 교육을 실행할 환경을 갖춰야겠다 다짐하는 순간이다. 나도 머리로는 안다. 근시안적인 교육관보다 장기적인 안목이 더 중요하다는 걸. 하지만 한국의 학부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입시의 두려움을 느낀다는 말을 들었다. 주위 환경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 기준을 더 명확하게 세우고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인간관계'

     


     우리는 어쩌면 자녀의 삶에 가장 필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국영수 위주의 입시 교육에 열을 올리게 된다. 이건 일부 부모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의 문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나 또한 자라오며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 소통에 대한 교육, 나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어쩌면 어린 나이일수록 성적을 위한 교육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은 성적 향상의 뿌리가 되어줄 수 있다. 김주환 교수님의 <GRIT>에 아주 자세하게 나오지만 공부에 초점을 맞추기 전에 소통과 인간관계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한다. 그럼 오히려 성적이 따라오는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관계의 출발점은 가족이다. 가장 가깝고도 어린 시절 영향이 큰 관계이다. 여기서 유대인들이 택한 지혜는 밥상머리 대화이다. 일주일에 주기적으로 날을 정하고, 디지털 기기 없이 가족 간의 대화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즐긴다. 이 한 문장에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식사시간에 맞춰 다 같이 시간을 비워야 한다. 대화를 제대로 하는 법을 알아한다. 먹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

     

     유대인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밥상머리 대화와 함께 식사가 진행된다. 이 시간은 부모의 꼰대스러운 모습을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인 지침을 내리는 시간도 아니다. 서로 질문을 하며 의견을 문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자리다. 동시에 사람 간의 소통을 연습하고 배우기도 하는 자리다.
    내 자녀가 커서 같이 밥상에 마주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쁘다.
     
     유대인의 인간관계 형성에 더 놀라웠던 점이 있다. 바로 부모가 친구집을 방문하거나 비슷한 행사가 있을 때 자녀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저 데려만 가는 것이 아닌, 부모의 지인들과 악수를 하며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듣게도 한다는 점이 놀랍다. 이때 자녀는 그 이야기에서 배울 수도 있고, 부모 외의 어른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새로운 가정에 방문한다면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그 집의 새로운 구성원을 경험하게 된다.

     스스로의 변화를 돌아보면 소통과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근래까지도 스스로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당연히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도 어려웠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내가 나를 존중하고, 나와의 관계에 노력을 넣은 결과 삶의 전반적인 부분이 나아졌다.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이렇게 중요한 인간관계, 소통 교육은 자녀에게 필히 가르쳐 줘야 할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겸손한 부모와 존중받는 자녀'

     

     

     인생을 먼저 살아본 부모로서 소중한 자녀의 삶이 순탄하길 바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의 판단과 의견이 강하게 들어가는 상황은 수도 없이 많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겸손의 자세로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의 삶에서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유대인의 육아, 교육, 성장관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바로 겸손과 존중이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것, 그것이 핵심이라 느꼈다. 말로만 존중이 아닌 태어나서부터 삶의 실천으로 보여주는 부모의 태도에 답이 있다. 유대인이라는 하나의 민족의 교육법이 시사하는 점은 부모도 그런 환경에서 교육받고 자랐고, 그걸 다시 실천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한국과 질적인 차이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내가 배울 점을 가져와 적용시키면 된다. 내가 자라며 아쉽게 느낀 환경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새롭게 배운 내용들로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다면 그게 부모교육의 완성 아닐까? 그리고 부모로서 삶을 통해 자녀에게 보여주는 모습들은 말보다 더 진하게 전달될 것이다.

     

     이 부분은 내가 전에 세웠던 원칙과 일맥상통한다. 내 아이가 독서를 했으면 한다면 나는 삶에서 독서를 습관화해야 한다. 부모가 진심으로 즐겁게 독서를 한다면 굳이 시키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자율성을 더 중시하고, 강제성은 없애야 한다. 막상 상황에서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가야 할 방향인 건 명확하게 느껴진다.


     자녀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려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챙겨주고 대신해 주려는 부모의 마음은 사랑이라 부르기 어렵다. 오히려 자녀가 경험하는 기회를 빼앗는 걸지도 모른다. 오히려 결핍이 필요하다. 자녀에게 풍부한 경험을 선물하자. 세상은 복잡계이고 불확실성과 운이 가득하다. 그렇기에 완벽한 계획이란 있을 수 없다. 실패는 필연적이고 오히려 장려되어야 한다. 빠르게 많이 시도하는 아이가 더 많은 경험과 피드백을 얻기 때문이다.

     

     임지은 저자의 <유대인 교육법>은 큰 틀을 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작게나마 실천방법들이 소주제별로 나와있어 실용적인 측면도 있다. 특히 베갯머리 독서, 밥상머리 대화, 용돈기입장, 인간관계 교육은 주기적으로 피드백하며 습관화할 것이다. 내 자녀의 평생학습을 위한 뿌리가 튼튼할 수 있게 진심을 다할 것이다. 자녀가 나중에 돌아봤을 때 부모님이 겸손과 존중으로 자신을 대했다고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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